남미여행 05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vs 차페코엔스

여행 오기 전부터 브라질에서 제일 보고싶은 팀은 코린치안스였다. 아발란차의 심볼 소크라테스의 팀, 브라질 제일의 명문, 전세계 훌리건 서열 1위 서포터 가비오에스까지.

 

경기의 이틀 전부터 티켓을 구하러다녔다. 진짜 물어 물어서 도착한 코린치안스의 공식샵.(진짜 뜬금없는 곳에 위치한다.) 티켓 판매를 하긴하는데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350레알. 그 당시 한국돈으로 15만원 가량했다. 외국인티켓이라 일반티켓의 두 배 이상 비쌌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살수도 없고. 그 날 밥을 안 먹어서라도 봐야겠다는 심정으로 티켓을 샀다. 샵에 걸려있는 소크라테스의 얼굴들과 친절한 샵 직원들이 인상적였다.




경기 당일. Luz 기차역으로 갔다. 근처 시장에 가서 그나마 먹을만한 샌드위치를 하나 사먹었다상점마다 자신이 지지하는 팀 깃발을 걸어 놓은게 멋있었다기차를 타고 달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코린치안스 이타케역에 도착했다지난 월드컵을 목적으로 지은거라 완전 새 스타디움이었다.




경기 시작이 한참 남았다일부러 엄청 일찍 왔다일찍 온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그 때 경찰들과 함께 가비오에스의 반다들이 지나갔다정말 바라브라바 정보 사이트들에나 나오던 그 사람들이었다경찰들에게 그 날 사용할 통천을 검사 받고 악기와 통천을 미리 경기장에 넣어두었다그 때를 놓치지 않고 난 용기를 냈다한국에서 가져온 아발란차 스티커를 내밀었다. “지구 반대에서 왔다코린치안스를 보러왔다소크라테스를 리스펙한다가비오에스와 친해지고 싶다.” 정말 어렵게 적어온 포르투갈어를 보여주며 손짓 발짓을 했다다행히 그 중에 유일하게 영어를 할 수 있는 Vini를 만난건 행운이었다




Vini는 진짜 재미있는 친구라며 자신을 따라오라했다사실 겁이 많이 났다이렇게 현지 바라브라바들한테 강도를 당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따라갔다이왕 강도 당하는거 이런 애들한테 당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코너를 돌자 엄청 환한 표정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가비오에스의 반다 중 핵심 멤버들이었다생각보다 어린 나이처럼 보여 놀라웠다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줬고 지구 반대에서도 바라브라바들을 동경한다는 아발란차라는 그룹에 호기심을 가졌다.




특히 그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반다 중 핵심멤버 였던 이 친구가 한국 혼혈 2세였다한국말은 전혀 하지 못하지만 어머니가 한국분이라고 했다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사람 중에 서포터 씬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이 아닐까.

 



그들은 함께 응원하자고 했다하지만 티켓이 외국인 티켓이라 함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가 대답했다그러자 그들은 지나가는 암표상인을 불러 내 외국인 티켓을 어떤 방법을 써서든 서포터석으로 입장 할 수 있는 티켓으로 바꿔오라고 했다남미의 모든 축구팀의 서포터석은 철저한 회원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갈 수 가 없다암표 상인은 표 검수하는 직원과 이야기가 끝났다고 이야기 했고 정말 서포터석으로 아무 문제없이 입장 할 수 있었다.




가비오에스의 코어그 중 반다와 함께 자리했다벅차올랐다이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경기장 바닥에는 피 얼룩들이 남아있었다마리화나를 너무 많은 사람들이 펴서 서포터석 전체가 뿌옇게 되었다많은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물어 봤다조금 무서웠지만 여유로운척 대답하고 다녔다반다 친구들이 정말 많이 챙겨줬다정말 큰 흑인이었던 그들의 카포가 등장했다주변에 진짜 크고 무서워보이는 사람들과 등장했다내게 인사를 먼저 건내줬고 아발란차에 대해 묻기도 했다챙겨간 스티커와 벙거지를 선물했다그는 ‘Amigo’라고 했다우린 친구라며 함께 응원하자했다남자다워 보였고 동시에 여유로워 보였다세계 1위의 훌리건 그룹의 대표 다운 체구와 행동들 이었다.

 




경기가 시작 되었다통천이 내려왔고 바라브라바들은 뿌연 마리화나 연기를 내뿜으며 광란의 응원을 시작했다응원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모든 흥분을 그 곳에서 한 것 같았다정말 그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미쳐버렸다아마 내가 죽기 직전에도 이 날의 기억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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