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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33 칠레 산티아고 콜로콜로 vs 이탈리아노

큐브리크 2015. 1. 22. 19:57

칠레 산티아고로 넘어왔다. 오직 이유는 하나. 콜로콜로를 보기 위해서이다. 칠레의 이 전설의 구단 경기를 보기 위해서 아침부터 경기장을 찾았다. 산티아고에서 일하던 우주형과 함께 갔다. 남미축구 보러 가는데 동행과 함께가는 건 처음이었다.

티켓박스 앞엔 유니폼을 입은 거지들이 정말 많았다. 거스름돈을 구걸하며 자기도 축구를 보고싶다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도와 주는 것 같았다. 일찍 티켓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아쉽게도 일반석 밖에 구하지 못했다. 콜로콜로의 일반석은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아이와 여자들이 많았다.




난 응원석에 가고 싶었다. 응원석 가까이 펜스로 가자 역시나 담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자 경기 시간이 다가 올수록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담을 넘었다. 1년 연간 회원권으로만 운영하는 응원석에 티켓을 구매하는건 여기 빈민들에겐 너무나 큰 부담이다. 빈민들 역시 일반 티켓을 어떻게든 구한 후 이렇게 담을 넘어 경기장에 들어갔다.




담 넘는 인원이 상상을 초월하게 많아지자 결국 경찰과 무력 충돌이 났다. 진짜 조금 겁주는 정도가 아니고 경찰을 코너에 몰고 두드려 팼다. 소수인 경찰들이 맞기 시작하자 경찰견을 풀어서 사태를 진압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 개구멍을 뚫린 곳으로 넘어가서 응원석 코어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요령이 없어서 옷이 다 찢어지긴 했지만 짜릿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모두들 유일한 동양인인 우리에게 호의적였다. 특이했던 점은 반다가 없는 응원 방식이라 조금 어수선한 정도. 여행의 막바지로 달려갈수록 남미 축구장 생리에 적응되어 가는 기분이었다.